IAST가 실패하는 흡착계: 비이상성·구조변화·Site Specificity의 문제
IAST는 순수성분 흡착등온선만으로 혼합기체의 흡착 평형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하지만 모든 미세기공 흡착제에서 같은 정확도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생기는 지점은 계산 방법보다 IAST가 출발하는 열역학적 가정에 있습니다. 혼합된 흡착상을 이상용액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성분 사이의 상호작용이 강하거나, 각 성분이 이용하는 흡착 위치가 크게 다르거나, 흡착 과정에서 골격 구조 자체가 변하는 계에서는 순수성분 등온선만으로 실제 혼합흡착을 재현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흡착상이 이상용액처럼 거동하지 않을 때
IAST에서는 혼합 흡착상에 있는 각 성분이 이상적으로 섞인다고 가정합니다. 열역학적으로는 각 성분의 활동도계수(activity coefficient)를 1로 두는 것에 해당합니다.
실제 흡착상에서 성분들이 서로 강하게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면 이 가정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소결합이나 분자 군집입니다. H₂O나 알코올처럼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강한 성분이 포함되면 각각의 분자가 독립적으로 흡착되기보다 서로 안정화된 군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각 성분을 따로 측정한 순수성분 등온선에는 직접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순수성분 데이터가 아무리 정확하더라도 실제 혼합물에서 새롭게 생기는 성분 간 상호작용까지 IAST가 자동으로 복원해 주지는 못합니다.
이 차이가 커지면 실제 혼합흡착량과 선택성이 IAST 예측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계에서는 흡착상의 비이상성을 활동도계수로 반영하는 RAST(Real Adsorbed Solution Theory)와 같은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성분마다 선호하는 흡착 위치가 다르면 어떻게 될까
제올라이트 기공 내부는 하나의 균일한 흡착 공간이 아닙니다. 골격 외 양이온 주변과 창, 케이지, 포켓, 채널 교차점은 서로 다른 에너지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양이온 교환 제올라이트에서는 CO₂처럼 정전기적 상호작용이 강한 분자가 특정 양이온 주변에 집중될 수 있습니다. 함께 들어온 다른 성분이 그 위치에 같은 친화도를 갖는다는 보장은 없으므로 혼합물에서는 성분별 점유 위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흡착점이 여러 종류라는 사실만으로 IAST가 실패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불균일성이 순수성분 등온선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고 두 성분이 같은 흡착상을 공유한다면 IAST가 실제 혼합흡착을 잘 예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 주의해야 하는 경우는 성분마다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기공 영역이 다른 경우입니다. 특정 포켓이나 흡착점이 한 성분에만 사실상 열려 있거나, 혼합물이 되었을 때 흡착점의 점유 상태가 순수성분일 때와 크게 달라지면 하나의 공통 퍼짐압만으로 실제 기공 내부의 경쟁을 표현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IAST 예측이 부정확해지는 대표적인 원인
| 구분 | 실제 흡착계에서 일어나는 변화 | IAST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 |
|---|---|---|
| 흡착상의 비이상성 | 수소결합·분자 군집 등 성분 간 상호작용 | 이상적인 흡착 용액이라는 가정에서 벗어남 |
| 흡착 위치의 선택성 | 성분마다 접근하거나 선호하는 흡착 위치가 다름 | 하나의 공통 열역학 상태로 경쟁을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음 |
| 골격 구조 변화 | 기공 열림·호흡형 구조 변화 | 흡착에 따라 흡착제 구조 자체가 달라짐 |
골격이 움직이면 흡착 평형 문제 자체가 달라진다
일반적인 IAST는 흡착제의 구조가 주어진 상태에서 혼합흡착 평형을 계산합니다. 그런데 유연한 다공성 물질에서는 분자가 흡착되면서 골격이 팽창하거나 수축하고, 닫혀 있던 기공이 열리는 구조 전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두 성분이 기존 기공을 어떻게 나눠 갖는지만 계산해서는 부족합니다. 닫힌 기공과 열린 기공 가운데 어느 구조가 해당 압력과 조성에서 안정한지까지 함께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순수성분과 혼합물이 동일한 압력에서 같은 구조 전이를 일으킨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순수성분 등온선에서 나타난 전이 압력을 혼합기체에 그대로 적용하면 실제 평형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런 계에서는 흡착만 따로 계산하기보다 흡착제 골격의 자유에너지와 흡착 평형을 함께 다뤄야 합니다. 유연한 골격을 대상으로 한 OFAST(Osmotic Framework Adsorbed Solution Theory) 같은 방법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순수성분 등온선을 잘 맞췄다고 IAST까지 정확한 것은 아니다
IAST 결과가 혼합기체 실험값과 다르다면 먼저 순수성분 등온선의 피팅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저압 측정점이 부족하거나 IAST 계산에 필요한 압력이 실제 측정 범위를 크게 벗어나면 퍼짐압을 구하는 단계부터 오차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성분 등온선을 얼마나 정확하게 피팅했는가와 IAST의 열역학적 가정이 실제 흡착계에 맞는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순수성분 데이터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는 모델을 사용해도 혼합물이 되었을 때 성분 간 강한 상호작용이 생기거나, 성분마다 접근할 수 있는 흡착 위치가 다르거나, 흡착과 함께 골격 구조가 변한다면 IAST 예측에는 차이가 남을 수 있습니다.
순수성분 등온선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각 성분이 혼자 존재할 때의 평형입니다. 서로 다른 분자가 동시에 기공에 들어왔을 때 새롭게 생기는 상호작용까지 그 데이터에 들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순수성분 피팅의 오차가 작다는 사실만으로 혼합흡착 예측까지 정확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IAST 결과를 한 번 더 의심해야 할까
골격이 단단하게 유지되고 두 성분이 같은 흡착 환경에 접근하며, 성분 사이의 강한 상호작용이나 흡착에 따른 구조 전이가 없다면 IAST는 혼합흡착 평형을 예측하는 데 여전히 유용한 방법입니다.
반대로 한 성분이 다른 성분의 흡착을 크게 돕거나 방해하는 계, 성분마다 접근 가능한 기공 영역이 다른 계, 기공 열림이나 호흡형 구조 변화가 나타나는 계에서는 IAST 선택성 하나만 보고 분리성능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징후가 있다면 혼합기체 흡착실험이나 혼합물 분자모사 결과와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이의 원인이 흡착상의 비이상성이라면 RAST와 같은 방법을 검토할 수 있고, 흡착에 따라 골격 자체가 변한다면 구조의 자유에너지까지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실제 계산 결과를 볼 때도 순수성분 등온선의 피팅 오차만 확인하고 끝내기보다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보는 편이 낫습니다. 두 성분이 함께 들어갔을 때도 순수성분으로 측정했을 때와 같은 흡착 환경이 유지되는가? 이 조건이 크게 흔들리는 계라면 IAST 결과 역시 별도의 검증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Myers & Prausnitz, AIChE Journal (1965)
Krishna & van Baten, ACS Omega (2021)
Fraux et al., Adsorptio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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